산을 오르며

  • 무심강  (mooshim)
  • 2025-07-04 23:2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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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도 산을 오르며

 

우리나라는 70% 이상이 산으로 이루어진 산악국가이다. 북쪽에 백두가 우뚝 솟아 그 줄기들이 굽이쳐 내려오다 남으로 지리산이 어머니 품처럼 펼쳐진다. 그 굽이굽이가 경이롭고 아름다워 평생을 다녀도 늘 새롭다.

 

한국의 산은 높은 것보다 너그러운 것이 특징이다. 그래서 처음 보는 산 사진을 보아도 우리 산인지 외국의 어느 나라 산인지 금방 구별이 간다. 그렇게, 우리 산은 거칠기보다는 부드럽고, 험하기보다는 온화하다. 바위가 삐죽 솟은 다른 나라의 산들과는 달리, 우리의 산은 오랜 세월 풍화되고 침식되어 둥글고 나직하며, 아기자기하다. 그래서 우리 산은 걷기에 좋고, 오르내리기에 부담이 없다. 그 속에서 우리는 땀을 흘리며 숨을 고르고, 어느덧 마음의 먼지를 털어낼 수 있다.

 

한국의 산은 계절에 따라 옷을 바꾼다. 봄이면 진달래가 능선을 타고 피어나고, 여름에는 초록이 지천을 뒤덮는다. 가을이면 단풍이 붉게 타올라 산을 불꽃으로 만든다. 그리고 겨울, 고요한 눈이 산을 덮으면 그 속에서 침묵의 아름다움이 완성된다. 그렇게 산은 사계절을 온전히 살아내며 우리에게 ‘순리’라는 것을 가르친다. 피고 지고, 오르고 내려가는 자연의 리듬을 말이다. 그래서 우리는 산을 오르며 삶을 성찰하고, 내려오며 마음을 비운다. 산은 우리에게 묻지 않는다. “어찌 사는가?” 다만 그곳에서 나를 돌아보게 만든다. 숨이 차오르고, 땀이 흐를 때, 우리는 자연 앞에서 겸허해지고, 인간됨을 다시 배우게 된다.

 

우리 산하를 산자수명(山紫水明)’, 곧 산이 자줏빛으로 곱고, 물이 맑다는 말로 표현한다. 참으로 잘 어울리는 말이라 생각한다. 또한 ‘산자수명’이라는 말속에는 단지 경치의 아름다움만이 담겨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심성, 삶의 자세, 그리고 자연에 대한 경외심이 스며든 말이다. 그 속에 우리가 사랑하고, 그리워하며, 또 기댈 수 있는 한국의 산이 있다. 오늘도 산이 있어서 다행이고, 이 산의 나라에 우리가 살아 있어 더욱 고맙고, 언제나 오를 수 있어서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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