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누구보다 귀한 분이 오시기로
하루하루 손 꼽아 기다리다
뜰 아래 떨어진 자목련 꽃잎 하나로
내가 떨어졌습니다.
홈이라는 것을
처음 운영하다 보니
내가 나만일 수 없고
이미 공인이 되어
끈에 묶인 한 마리 까만 염소처럼
나의 한계를 못 벗어납니다.
저라는 사람이
스스로 만든 굴레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닫으면 손바닥만한 마음도
열면 하늘보다 더 넓어지는데
늘 빗장을 지르며 삽니다.
어찌 이리 부족하며
어찌 이리 그릇이 작은지...
그분은
강처럼 산처럼 말이 없으시고
사랑이시나
그분을 또 뵙는다 하여도
나는 죄인일 것입니다.
오늘도 꽃은
흐드러지게 피어
깁바람에도 아픔처럼 흔들립니다.
---------------------------------------------
▶ 이미숙 님이 작성한 글 ◀
---------------------------------------------
평소와는 다르게 새벽부터 정신이 없이 허둥댔습니다.
산에도 못가고(5시 30분쯤갔었는데) 좋아하는 새벽 차도 생략할까?
몇번을 망설이다가 허겁지겁 마셨었답니다.
그 향기랑 맛을 음미할 틈도없이...
매일 아침 출근 하시는 분들의 전쟁(?) 치르는 심정도 느껴보면서....
불가피한 그 분의 사정으로 약속이 취소되는 바람에
보너스로 여유있는 시간을 갖고 싶더군요.
다시 물이 끓는 시간을 기다려서
차와 속깊은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연두빛 당근싹을 새벽 내내 바라보며
그 애와도 나누었던 어제의 풋풋한 기억도
떠올려 보았습니다.
오늘은 싹도 좀더 자랐고 빛깔도
더 고운 초록빛 입니다.
옥색 다기엔 쑥차를 넣어
그 깊은 향기와 만나기도 했습니다
먹물빛 다포 위의 다기는 어떤 품위가 느껴진다면
황토빛 다포 위의 그 모습은 산뜻하고 단아한 모습이라 할까요?
아파트 꼭대기여서 햇볕이 많이 들어오긴하지만
마음 한켠으론 늘 찜찜했었는데
장 담은 독도 햇살을 더 많이 받도록 옮겨주고
이름 모를 새의 지저귐 속에서
열 네송이 해맑은 얼굴의 야생화 에게도
고마운 인사를 보냈습니다.
그동안 남편이 지극 정성으로 보살폈던
꽃이 산쥐손이풀 이라는것도 알게되었답니다.
더 좋은 곳에 자리잡은 장독들의
장맛이 더 깊고 맛있어 진다면
급한 사정으로 약속을 지키지못해
너무나 미안해 하시던
그분께 공을 돌려야 할것 같습니다.
햇살이 다른날보다 더 맑고 따사롭습니다.
열기 닫기